독일에서 집 구하는 법, 온라인부터 오프라인까지
갑자기 뜬금없는 이야기지만 요즘 집을 구하느라 생각할 것이 많아져서 포스팅을 빨리빨리 못하는 중이다.
지금 살고 있는 집이 계약이 몇 개월 안 남아서 다음 살 집을 구해야 하는 상태!
외국인으로서 독일에서 사는 게 결정되면 제일 먼저 필요한 건 집인데
당연한 이야기지만, 생각보다 쉽지 않다.
특히 뮌헨이나 베를린 같은 대도시에서는 “집 구하기가 취업보다 어렵다”는 말이 있을 정도.
그래서 내가 주위에서 보고 듣고 해봤던 방법들을 온라인, 오프라인 나눠서 정리해 둔다.
누군가에게는 도움이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으로.
온라인으로 집 구하는 방법
1. ImmoScout24
가장 대표적인 부동산 사이트.
영어 설정도 가능하고, 필터도 다양해서 원하는 조건을 잘 설정할 수 있다.
매물이 올라오면 바로바로 사라지기 때문에 알림 설정은 필수다.
유료 계정을 써야 볼 수 있는 매물도 있었지만, 꼭 그렇지 않아도 괜찮다.
(만약 정말 제한된 시간안에 무조건 집을 구해야 한다면 3개월짜리 유료 결제를 하면
무료보다 좋은 매물에 먼저 접근할 수 있으므로 강력 추천한다.)
2. WG-Gesucht
공유 아파트(WG) 찾는 사이트로 많이 알려져 있지만, 2-Zimmer 이상도 있다.
개인 간 거래가 많아서 중개 수수료도 없고, 연락도 더 빠르다.
간단한 자기소개와 소개서를 미리 써두면 반복해서 쓰기 좋다.
(내가 독일에서 석사 할 때 공유아파트 구할 때 사용했던 사이트)
3. eBay Kleinanzeigen
중고 거래 사이트지만 ‘Immobilien’ 카테고리 안에 집 매물도 꽤 많다.
개인이 올리는 경우가 많아 provisionsfrei(중개수수료 없음) 매물도 종종 보인다.
다만 간혹 사기 글도 있으니 선입금은 하지 않는 게 좋다.
(독일에서 집구할 때 선입금하라는 연락은
거의 100% 사기라고 충고를 들은 적이 많음)
4. 페이스북 그룹 / 한인 커뮤니티
“WG Zimmer in München” 같은 이름의 그룹이 많다.
이사 예정자들이 글을 올리는 경우가 많아서, 타이밍이 맞으면 빠르게 연락 가능하다.
5. 구글검색
구글에 내가 원하는 지역, 조건(크기나 가격 등)을 검색하면 다양한 웹사이트가 뜨는데 그곳을 참고해도 좋지만,
학생이라면 사설학생기숙사 같은걸 검색해서 찾아보자! 사이트 들어가서 지원을 해 놓으면 연락이 오기도 한다.
내가 석사하는 동안 직접 검색해서 학생기숙사에 들어가본 경험이 있는데, 학교에서 제공해주는 기숙사보다는
조금 더 비싸지만 신축이면 위치와 주변 생활 환경도 더 좋았다.
오프라인으로 집 구하는 방법
1. Makler(중개인) 사무소
지역 부동산 중개업체에 직접 연락하는 방법.
보통 2.38개월치 중개 수수료가 들고, 서류도 많이 필요하다.
그래도 확실하고 정식 계약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비싸고 확실한 방법인 듯.
(아직 이용 경험 없음, 하지만 정말 몇 천 유로를 지불하더라도 꼭 구해야 하는 상황이 온다면 이용할 계획)
2. 게시판, 신문 광고
독일은 아직도 종이 게시판 문화가 있다.
슈퍼마켓, 교회, 학교 등 커뮤니티 공간에 가끔 ‘zu vermieten’ 공고가 붙어 있는데,
작은 도시일수록 이런 방법이 오히려 잘 통한다는 말도 있다.
(지인이 신문을 통해서 집구 했다는 경험을 공유해 줬는데 신기했다.)
3. 동네 산책하며 ‘zu vermieten’ 간판 찾기
집 주변을 걷다 보면 창문에 ‘zu vermieten’ 종이가 붙어 있는 걸 보게 된다.
그 자리에서 바로 전화하거나 사진 찍어놨다가 연락하면 된다.
(용기가 없어서 해본 적은 없음.)
그리고, 개인적으로 가장 추천하는 방법
4. 지인을 통한 소개
혹시 학교를 다니거나 회사를 다니거나 등등 주변에 독일에서 집을 구해서 사는 사람들이 있다면, 스몰톡 할 때나 대화를 나눌 때
슬쩍 이사해야 한다고 집구 해야 한다고 말하면 지인이 이사를 가거나 혹은 본인이 이사 갈 계획이 생기면 공유받을 수 있다.
뮌헨 혹은 원하는 지역 단톡방에 집을 구한다는 광고를 올리거나, 사람들이 올리는 광고를 보고 연락 주고받는 것도 방법!
정식 매물로 나오기 전에 양도받는 느낌이라 경쟁도 덜하고, 계약도 훨씬 빠르게 진행됐다.
이런 방식이 특히 좋은 이유는 실제로 살았던 사람이 상태를 알려줄 수 있다는 점, 집주인 성향까지 간접적으로 들을 수 있다는 점, 타이밍만 잘 맞으면, 거의 확정처럼 흘러간다는 점
지금 살고 있는 집이 남편의 동료가 이사 가면서 넘겨준 집이라서 엄청 위치도 좋고 쉽게 구했는데, 나와 결혼하기 전에 구한 거라서 원룸이라 너무 좁아서 이사를 결심!
마무리
독일에서 집을 구한다는 건 인내심과 끈기, 그리고 빠른 손놀림이 필요한 일이었다.
그렇지만 다양한 루트를 동시에 시도하다 보면, 어느 순간 기회가 오는 것 같다.
집 구하면서 가장 많이 든 생각은 "결국은 운인가?"
아직 집을 구하는 중이지만(집주인과 서로 연락중) 구하게 된다면 좀 더 자세하게 이야기 풀어봐야겠다.
온라인도 좋고, 오프라인도 좋지만
결국 사람을 통해 얻는 정보가 제일 빠르고 확실했다. 온라인은 수많은 경쟁과 면접 등등 허들이 좀 있는 편...
누군가 이 글을 보고 한 단계 더 빨리 집을 구할 수 있다면 좋겠다.